2022년 4월 13일 성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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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결혼생활을 해왔던 부부가 있습니다. 그러나 둘의 사이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각방을 쓴 지 오래되었고, 결혼생활이 최악이었다고 서로 말합니다. 진작 이혼하고 싶었지만, 사랑하는 자녀들 때문에 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모두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게 되면 그때 깨끗하게 갈라지자고 약속했습니다.
서로에 대한 사랑의 감정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사랑이 다시 생기게 되는 계기가 생겼습니다. 남편이 치명적인 암에 걸린 것입니다.
이때부터 신기한 일이 생겼습니다. 서로에 대한 분노는 완전히 사라졌고, 대신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생긴 것입니다. 이제까지 잘해 주지 못한 미안함,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던 자신의 완고함이 비로소 보인 것입니다. 이제 연애할 때의 감정으로 서로를 위한 사랑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절대 사랑할 수 없다고 했던 그들에게 변화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암이라는 치명적인 병을 통해 상대방을 새롭게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상대방이 바뀌어야 사랑이 생기는 것이라, 내가 바뀌어야 사랑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변화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위한 행동을 해야 합니다. 내 주변의 변화가 비로소 찾아옵니다.
예수님도 우리의 변화를 원하십니다. 사랑하지 않는 이유를 찾는 변화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을 찾는 변화를 말이지요. 그 안에서 믿음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팔아넘길 사람이 누구인지를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마태 26,21)
이 말씀에 제자들은 몹시 근심하면서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마태 26,22)라고 묻습니다. 아직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한 사람’이 자신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 질문을 은전 서른 닢에 예수님을 넘긴 유다도 똑같이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마태 26,25)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네가 그렇게 말하였다.”(마태 26,25)라고 대답하십니다.
믿음이 확고하지 않으면, 우리 역시 유다와 같은 그 ‘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 ‘한 사람’이 되어, 예수님을 팔아서 자기 세속적 이익을 챙기는 사람이 아닌, 주님과 함께하면서 영원한 생명이라는 영적 이익을 챙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변화가 필요한 지금입니다.
오늘의 명언: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결국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폴 부르제).
빠다킹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