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24일 다해 사순 제3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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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의 힘으로도 병을 고칠 수 있을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시자 유대 지도자들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라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쩌면 마귀의 힘을 빌려 병이 치유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러면 성령을 모독하는 것입니다.
진화론을 믿으면 그래서 성령을 모독하게 됩니다. 만약 저절로 생명이 생겨나고 저절로 진화하여 고등동물이 된다면 그렇게 하시기 위해 당신이 사용하신 손가락, 곧 성령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있으나 마나 하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없었던 뼈가 생겨나고 순식간에 암이 사라지고 고사한 부분에 새살이 돋아난다면 그것은 성령의 힘일 뿐입니다. 세상에 창조자는 하느님 한 분뿐이십니다. 인간은 시간이 지나며 늙고 병들고 썩어갑니다. 인간도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인간보다 더 수준이 낮은 사탄이나 마귀가 창조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악마를 섬기는 행위가 됩니다. 사실 유대인들이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라고 하며 마귀에게도 힘이 있다고 말할 때 이미 이들은 사탄을 숭배하는 자들임을 스스로 고백한 것입니다.
얼마 전 JTBC 뉴스에 뇌성마비 장애인인 20대 여성 A씨가 허경영 대표에게 성추행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인터뷰가 보도되었습니다. A씨는 “허 대표에게 치료받으면 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는 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허 대표가 운영하는 경기도 양주 ‘하늘궁’을 찾았습니다.
A씨는 이곳에서 허 대표가 ‘에너지 치료’를 이유로 폭행과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녀는 “뇌성마비라서 머리 쪽에 혈관을 누른다는 목적으로 제 뺨과 코 등 얼굴 전체를 내리쳤다”라면서 “무섭고 고통스러워 눈물을 흘렸는데 독소를 다 빼내야 한다고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이어 A씨는 “어깨·허리·골반·허벅지 안·종아리 등 제 몸 중에서 안 만진 곳이 없을 정도로 온몸을 다 만졌다”라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불쾌감을 느꼈지만, 치료 전 나중에 신고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미리 썼기 때문에 항의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결국 A씨는 사건 열흘 뒤 인터넷 동아리에 피해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고, 다음날 허 대표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밝혔습니다. 전화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허 대표는 “빨리 고쳐보려고 했는데 너무한 것 같다. 진짜 미안하다”라며 “손가락 끝으로 혈을 자극해서 뇌 사상 하부를 좀 이렇게 고치는 건데, 효과를 본 사람은 금방 고쳐진다”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터넷 동아리에 올린) 글을 우선 좀 내려줘야 해. 선거 때라서”라고 요구했습니다.
이후에도 A씨가 해당 글을 내리지 않자, 하늘궁 관계자이자 허 대표의 지지자 B씨가 피해 여성 A씨를 찾아와 “좀 봐달라”며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록에 따르면, B씨는 A씨에게 “이 분이 대통령이 되셔야 국민을 살린다. 1억 원씩을 받아야 대한민국 개인들이 빚진 것을 다 갚는다”라면서 “매달 150만 원씩 받아야 어려운 사람들이 산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A씨는 허 대표를 고소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아갔지만, 각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수사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 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도 말합니다.
여기에서 더 문제는 A씨와 그의 어머니입니다. 진화론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피조물이 피조물의 병을 고칠 수는 없습니다. 영화 같은 곳에서 보면 자기 영혼을 팔아 성공을 얻거나 병이 고쳐지고, 힘을 얻거나 외모가 변하는 등의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악령은 이미 피조물 중에서도 최하위로 떨어진 존재입니다. 그에게는 어떤 능력도 없습니다. 만약 그것들이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여긴다면 그것 자체로 하느님의 손가락인 성령을 모독하는 것이 됩니다.
그런데 가끔은 신기한 일을 일으키는 것 같은 경우를 봅니다. 분명히 속이는 것 같은데 그것이 성령의 힘인 것도 같습니다. 이럴 때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주 단순합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단편영화가 있습니다. 조금 각색해서 말씀드립니다. 이미 오염으로 지구가 멸망한 뒤의 미래입니다. 어떤 사이보그가 잠에서 깨어납니다. 자신이 왜 사이보그가 되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분명 그는 인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억이 지워져 있습니다. 자기 손과 얼굴을 보고 혼란스러워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시키는 대로 인간들의 명령에 따라 일해야 합니다. 그러다 주인공 로봇은 지쳐 쓰러집니다.
다시 눈을 뜨니 어디엔가 묶여있습니다. 그런데 한 남자와 여자가 자신 앞에 있습니다. 남자는 우주복을 입은 여자에게 이 로봇을 돌로 치라고 합니다. 공기가 오염되었기에 여자는 우주복을 입고 있지만 남자는 입지 않았습니다. 여자는 그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자신을 구원해 달라고 합니다. 남자는 치유도 해 주고 자신들이 사는 땅에서 살게 해 주겠다고 합니다.
그제야 로봇은 기억해냅니다. 그 돌을 들고 있는 사람이 자기 여동생이었음을. 로봇은 여동생을 불러보지만, 여동생은 잠깐 멈칫할 뿐 자신의 오빠를 사정없이 내려칩니다. 사이보그가 된 오빠는 그렇게 폐기됩니다.
여자는 이제 완전히 그 교주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교주는 여자가 숨을 쉴 수 있게 해 줍니다. 숨이 쉬어집니다. 맑은 공기를 마십니다. 교주는 또 여자의 상처 난 얼굴을 치유해 줍니다. 기적처럼 치유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처럼 그곳에서 공기를 마시며 농사를 짓고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다 마치고 교주는 자신만의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는 엄청난 기계가 있고 그는 인간의 껍데기를 벗고 기계를 흠숭합니다. 그는 인간이 아니고 완전한 기계였습니다.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인데, 기계가 인간 모습을 하고 오히려 인간을 기계처럼 만들어 지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기계가 된 인간은 그렇게 종살이하고 또 형제들에 의해 폐기됩니다.
어떤 인간도, 더군다나 마귀들도 기적을 할 수 없습니다. 기적을 일으킨다면 하느님입니다. 그렇게 보인다면 다 속임수입니다. 인간이 진화할 수도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인간이나 마귀가 치유 기적을 할 수 있고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다는 헛된 상상을 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상이 인간을 그것들의 노예로 만듭니다.
그래도 그럴듯하게 속여서 기적 같은 일을 한다면 어떻게 보면 될까요? 위 허경영 씨의 경우는 어떤가요? 성령한테서 오는 것이라면 누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 위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형제를 죽여가며 받는 성령은 없습니다. 다 속는 것입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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