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3일 다해 사순 제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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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로 얻는 믿음: “괜찮다, 사랑한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변모입니다. 예수님은 기도하러 산에 오르셨습니다.
산에 올라보면 이 세상이 작아 보이고 별것도 아닌 일에 아웅다웅하며 살던 모습에 헛웃음이 나옵니다. 기도는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인데 하느님은 에덴동산에 사십니다. 우리가 잠시나마 에덴동산에 머무는 시간입니다. 그러면 이 세상의 걱정과 근심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아의 욕망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짐을 느낍니다.
이렇게 하느님께 오르는 방법은 모세와 엘리야입니다. 모세는 율법, 곧 하느님의 가르침을 뜻하고, 엘리야는 성령, 곧 하느님의 사랑과 희생을 의미합니다.
부모가 자녀를 키울 때 충분한 사랑을 주면 자녀는 생존 걱정을 내려놓기 때문에 이 세상에서부터 에덴동산에 살게 됩니다. 그러면 집착이 작아지고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을 하지 못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드님께 은총과 진리를 보내시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도 괜찮다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이것이 기도 때 이루어집니다.
기도하면 주님은 모세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괜찮다!”
기도하면 또 엘리야도 보내주십니다. 엘리야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사랑한다.”
지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생각해봅시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추측에 따르면 200조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분당보다 넓은 크기의 1조 5천억 원짜리 궁전을 짓고 있고 자동차와 비행기 등은 수천억 원씩 개발비를 투자한 특수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100세까지 대통령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법을 개정하며 계속 대통령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그가 대통령이 되고 국방력과 경제가 나아졌다고는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경제가 좋아진 기업들의 많은 주식을 엄청나게 소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가 돈과 권력에 집착하는 것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기와 같이 누군가의 피를 흘리게 만드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푸틴이 어렸을 때 ‘생존의 문제에 대해 걱정해야 하는 환경’에서 자랐을까요, 아니면 그런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환경에서 자랐을까요? 지금 생존의 문제에 이렇게 집착하는 것을 보면 분명 어렸을 때 부모님이 그의 생존의 문제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게 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가난한 농부의 집에서 태어났고 빈민 공용주택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생존은 자기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여기며 유도와 같은 운동을 하고 소위 불량배처럼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힘에 대한 욕구가 강해서였는지 당시 강한 권력을 지녔던 소련 정보부 KGB에 들어갑니다. 권력이 있는 사람들 곁에서 정치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뇌물수수 등 비리에 말려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옐친 대통령의 오른팔이 되어 결국엔 대통령에 오릅니다. 그러고 나서 법을 개정하며 2036년까지 대통령을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지금 인지도가 점차 하락하자 아마도 전쟁을 통해 이미지 전환을 꾀한 것 같습니다.
푸틴은 히틀러의 전철을 밟고 있습니다. 히틀러도 아버지의 엄청난 기대와 그에 미치지 못할 때 행한 무자비한 폭력에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남을 죽여야 하는 위치에 오릅니다. 푸틴도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힘과 재산을 키워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 살아남아야 하는 마음은 대통령을 그리 오래 해도,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푸틴이나 히틀러에게 부족했던 것은 자랄 때 먹어야 하는 ‘양식’이었습니다. 양식은 은총과 진리가 결합한 것입니다. 양식은 “괜찮다, 사랑한다!”라고 말해줍니다. 이 양식을 먹는 시간이 기도입니다. 지금 예수님은 타볼산에서 아버지에게 이 양식을 먹고 계신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다 책임질 테니 죽는 걱정은 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도의 목적입니다. 그래야 남을 해치는 사람이 되지 않고 남을 살리는 사람이 됩니다.
디팩 초프라는 자녀들에게 “먹고 사는 거는 아버지가 다 책임질 테니까 너희는 이웃에게 어떤 좋은 일을 할 수 있는지만 생각하며 살아라!”라고 가르쳤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기도 때 무엇을 청해야 하는지 알려주시기 위해 제자들을 타볼산에 데리고 올라가셔서 기도의 모범을 보이신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의 1달러 프로젝트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창업한 페이팔을 큰돈을 받고 팔았습니다. 이 돈이면 평생 놀고먹어도 될 양이었습니다. ‘창업했다가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래서 하루 1달러, 한 달 30달러로 생활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냉동 햄버거를 사서 30일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컴퓨터와 조금 먹을 것만 있으니 행복했습니다. ‘하루 적어도 1달러는 벌겠지!’라는 생각으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그렇게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습니다.
푸틴도 최고 부자고 일런 머스크도 최고의 부자입니다. 하지만 끝까지 생존이 두려워 모으는 사람과 세상에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다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투자해서 부자가 된 사람과는 확실히 달라 보입니다. 일런 머스크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전쟁 승리를 위해 인터넷망 시스템을 공급하였습니다. 신기하게 푸틴과 싸우는 편이 된 것입니다. 우리와 우리 자녀들은 누구의 모습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아이를 많이 낳으면 나라가 가난해질 것이라 해서 산아제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엄청난 낙태가 이뤄졌습니다. 어쩌면 그 이후로 생존에 대한 불안함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제가 어머니께 들었던 것 같은 말이 ‘각자의 밥그릇은 각자 가지고 태어난다’라는 말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말을 요즘에 하면 무슨 조선 시대냐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생긴 이후 지금만큼 풍요로울 때는 없었습니다. 어쩌면 조선 시대가 지금보다 나라의 믿음이 더 강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유대인들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걱정 없이 아이를 낳습니다. 그러니 잘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각자의 밥그릇은 각자가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에는 “괜찮다. 주님께서 사랑하신다”라는 믿음이 들어있습니다. 우리는 자녀에게 이 믿음을 주어야 합니다.
코헬렛의 지혜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부와 재화를 베푸시어 그것으로 먹고 자기 몫을 거두며 제 노고로 즐거움을 누리도록 허락하신 모든 인간. 이것이 하느님의 선물이다. 정녕 하느님께서 그를 제 마음의 즐거움에만 몰두하게 하시니 그는 제 인생의 날수에 대하여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코헬 5,9.14.16.18-19)
하느님께서 이미 모든 사람이 제 마음의 즐거움에만 몰두하도록 일만 하면 먹고 살 수 있는 몫을 마련해 두셨다는 뜻입니다. 하느님께서 “괜찮다, 사랑한다!”라고 하시며 모든 것을 마련해주시니, 나는 죽음도 걱정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혜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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